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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로그

<책 추천 / 리뷰> 뇌가 지어낸 모든 세계

by 북로거의 북로깅 notom 2020. 9. 22.

 

너무나 똑똑한 나머지 정신질환을 만들어 내버린 우리의 뇌

 

[notom 총평   ★★★★    ]

정보의 유용성       :  ★★★

개인적인 영향력   :  ★★★

가독성과 재미       :  ★★★

이론의 독창성       :  ★★★

책 디자인               :  ★★


 평소에도 뇌과학에 관심이 많아 관련된 책들을 많이 읽었지만, 그동안의 수많은 뇌과학 책들 중에서도 이 책은 개인적으로 세 손가락 안에 꼽고 싶다. 과거와 현대의 가장 위대한 신경과학자들이 수행한 연구를 폭넓게 관찰했고, 서로 관련이 없어 보이는 연구와 사례들을 신경과학 구석구석에서 수집하려는 노력과 그 모든 것을 아우르는 기본 논리를 발견하려는 시도가 이 책을 근래 최고의 뇌과학 책으로 만들어 주었다. 저자는 정해진 틀을 벗어나 생각하고 언뜻 듣기에는 괴상한 질문도 서슴없이 던졌다. 

 

 

목차를 소개 안하고 넘어갈 수가 없다.

1) 시각장애인은 꿈속에서 무엇을 보는가?

2) 좀비(무의식)도 차를 몰고 출퇴근 할 수 있는가?

3) 상상만으로도 운동실력이 좋아질 수 있는가?

4)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기억할 수 있을까?

5) 왜 사람들은 외계인 납치설을 믿는가?

6) 조현병 환자에게 환청이 들리는 이유는?

7) 최면 살인은 가능한가?

8) 다중인격은 똑같은 안경을 공유하지 못한다?

 각 제목들이 불러일으키는 궁금중과 기대감이 읽기도 전에 책에 빠져들게 만든다. 사실, 요즘 대부분의 책들이 책 제목, 그리고 목차 제목을 잘 짓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그 제목에 속아 책을 샀다가 혹은 목차에 속아 실망한 책이 한 두 권이 아니다. 하지만, 이 책은 다르다. 목차가 던지는 주제에 충실하며, 또한 각각의 챕터들은 서로 유기적으로 스토리라인이 이어지며 앞장은 뒷장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물론, 과거부터 수행된 연구사례 실험사례들을 폭넓게 다루다 보니, 워낙 유명한 실험 사례들도 많이 등장하는 점은 뇌과학과 심리학에 조예가 깊은 독자들이라면 조금은 진부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각각의 실험 사례들을 소개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는 않고 있으며, 충분히 새로운 시각을 던져주는 책이다.

 

다 읽고 난 후에는 느끼게 된다. 정말 뇌가 지어낸 모든 세계구나.

 


 

아무리 꿈이 기괴해도 우리가 꿈속에 있는 동안에는 꿈이 기이하다는 사실을 절대 깨닫지 못한다. 꿈에서 깬 뒤에야 그 상상 속 시나리오가 얼마나 이상한지 깨닫는다. 왜 그럴까? 신경학자들은 꿈과 연관된 뇌 영역을 연구하면서 밤에 휴면 상태에 빠지는 영역을 발견했다. 확연히 잠잠해지는 영역은 고차적인 의사결정을 하게 만드는 이마앞엽겉질이다. 이미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이마앞엽겉질은 모세/노아의 왜곡 질문을 알아채거나 축구의 속임수 발놀림을 읽는 데 관여하는 영역이다. 또한 이 영역은 자기숙고에도 개입한다. -p.42

정말 비현실 적인 꿈을 꾼 적이 있는가? 어떠한 비현실적인 꿈을 꾸든 우리는 꿈속에서 그것이 꿈임을 알아차릴 수 없다. 꿈에서 깨고 나서야, 모든 것이 비현실적이었음을 깨닫는다. 그 원인은 잠을 잘 때 논리적인 판단을 하는 뇌의 이마앞엽겉질 부위가 활동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 영역 이외에 대부분의 영역들은(운동과 관련이 없는) 사실 깨어 있을 때보다 꿈을 꾸고 있을 때 더 활발히 활동한다. 그렇다면 왜 이마앞엽겉질은 잠을 잘 때 강제로 off 되는 것일까?

 

 

 

심리학에는 기억 무시 모델(mnemic neglect model) 이론이 있다. 인간은 자신의 자아인식과 일치하는 일은 쉽게 기억하는 반면, 자아인식과 충돌하는 기억이나 감정은 쉽사리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p.87

 우리는 각자 스스로 생각하는 본인의 모습(성격)이 있다. 문제는 내가 생각하는 나의 모습과 타인이 생각하는 나의 모습이 다르다는 것이다.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것은, 내가 생각하는 나의 모습과 일치하지 않는 나의 행동이나 감정을 나의 뇌는 기억에 잘 저장시켜두지 않는다. 뇌는 사건이나 행동을 기억할 때 비디오처럼 저장하지 않는다. 모든 장면을 그대로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사건을 감정을 중심으로 이야기로 묶어서 저장한다. 이때 뇌는 기억 저장고를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또한 혼란과 충돌을 피하기 위해, 나의 자아인식과 일치하지 않는 사건이나 행동은 쉽사리 무시한다. 이로써 내가 착각하는 나의 모습은 더욱더 곤곤해져만 간다. 

 

 

<손민수했다. 다른사람을 똑같이 모방하려는 행동.>

연구 결과 하품 전염은 원숭이들이 서로 털 고르기를 해주는 시간과 상관관계가 가장 높았다. 개코원숭이는 상대와 친밀하다고 느낄 때 서로 털 고르기를 해준다. 털 고르기를 자주 할수록 친밀감이 높아진다. 친밀감이 높아질수록 하품의 전염성도 높아진다. 연구 결과가 맞다면 감정적 친밀함은 하품의 전염도와 상관이 있다. -p.150

 하품은 왜 전염되는가? 하품 전염은 실제로 존재하며 과학적으로 입증 가능한 현상이다. 우리는 누군가 하품하는 모습을 보면 같이 하품을 한다. 하품 소리에도 하품을 할 수 있다. 심지어 하품 전염은 다른 종으로도 번질 수 있다. 어쩌면 당신도 이 글을 읽는 지금 이 순간 하품을 할지도 모른다. 졸려서도 아니고 지루해서도 아닐 것이다(제발 아니기를...). 그러면 이유는 무엇인가? 책은, 하품하는 모습을 볼 때 거울 뉴런이 활성화되어서 같은 행동을 하게끔 유도된다고 한다. 거울 뉴런이란, 다른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을 볼 때 우리의 뇌의 일부 뉴런들은 우리가 그 행동을 할 때와 같은 반응을 보인다. 이 거울신경은 인간 본성의 아주 소중한 특징인 공감 능력을 형성하게 도와준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경험을 본능적으로 시뮬레이션해 다른 사람과 우리 자신에 대한 기본 정보를 습득하고, 그럼으로써 우리의 의식을 발달시킨다. 자폐증을 앓는 환자들은 거울 뉴런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한 실험 결과에 따르면, 대조군 피험자(일반인)는 43퍼센트가 하품에 전염되었지만 자폐증 환자는 11퍼센트만 하품이 전염되었다고 한다. 

 


[개인적 고찰]

 세상에는 수많은 정신질환들이 존재한다. 정신분열의 일종인 조현병, 주변인 모두가 완전히 똑같은 모습을 한 가짜로 바꿔치기되었다고 생각하는 카프그라 증후군, 시각적 환각을 경험하는 찰스보닛증후군, 자신의 신체 중 일부(팔 or 다리 등)가 자신의 것이 아니라 타인의 것 혹은 외계인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증후군 등등.. 나는 이러한 정신질환들은 우리의 뇌가 불완전해서 생기는 질병들 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이러한 뇌의 증후군들은 우리의 뇌가 너무나 논리적이어서 생기는 증후군들 인 것 같다.

 예를 들어보자, 여기 한 조현병 환자가 있다(실제로 이런 환자가 있었다). FBI가 자신의 머리에 칩을 꽂아 생각을 주입하고 있고, 주변 사람들은 FBI가 보낸 요원들이라고 생각하는 환자가 있다. 이 환자는 다른 조현병 환자들처럼 뇌의 일부에 결함이 있어, 자기 목소리와 생각을 자기 것이라고 인식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의 뇌는 목소리를 감지한다. 누군가 말하고 있는 듯하다. 도대체 누구인가? 주위에 아무도 없으니 옆 사람이 말하는 것일 리는 없다. 이 순간 그 누군가는 브랜던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 누구인가? 옆에 있지도 않으면서 브랜던의 머리에 목소리를 전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엄청난 기술을 이용할 수 있는 사람, 브랜던을 감시할 수단이나 동기를 충분히 갖고 있는 사람이 분명하다. FBI에서 보낸 사람인가? 가능성이 충분하다. FBI 요원이 뇌에 칩을 삽입했다면 그의 머릿속에서 목소리가 들리는 것이 설명된다.

 이런 식으로 잘못된 정보를 접수한 후 무의식계(뇌)는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말이 되는 이야기를 만들어내야만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뇌는 상당히.... 논리적이다. 정신 질환의 대부분들은 이러한 뇌의 논리적인 완벽추구성에서 온다. 

 

 우리의 뇌는 사실 이 과정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 뇌는 제한된 정보의 조각들에서 논리적인 이야기를 만들어 가야 한다. 정신질환자의 뇌나 우리의 뇌나 작동하는 방식에는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정보의 조각들을 모으는 방법에 약간의 구멍이 생겼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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